벌레 물린 줄 알았는데 안 없어진다는 분들
제 진료실에 정강이나 팔뚝을 걷어 보이며 “모기 물린 건 줄 알았는데 안 없어지네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엔 저도 벌레 물림인가 싶어 자세히 봅니다. 그런데 벌레 물림이라면 하루 이틀 붓고 가라앉아야 할 자리가 오히려 동전 크기로 커지고, 표면이 오돌토돌해지면서 진물이 배어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화폐상습진이라고 부르는 형태입니다.
동전 모양이라는 이름 그대로 경계가 뚜렷한 원형으로 시작해서 며칠에 걸쳐 크기가 늘어납니다. 초기에는 붉은 반점 정도로 보여서 벌레 물림이나 곰팡이 감염과 헷갈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벌레 물림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옅어지는 반면, 화폐상습진은 그 자리에 진물이 맺히고 마르면서 딱지가 앉고, 딱지가 떨어진 뒤에도 각질이 일어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한 번 좋아졌다가도 같은 자리에 또 올라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왜 같은 자리에 반복될까요
화폐상습진은 피부 장벽이 약해진 상태에서 사소한 자극에도 면역 반응이 과민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봅니다. 처음 벌레 물림이나 가벼운 상처가 계기가 되었더라도, 그 자리의 피부 장벽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으면 작은 자극에도 다시 염증이 올라옵니다. 정강이나 팔처럼 피지 분비가 적고 건조해지기 쉬운 부위에서 유독 잘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연고를 바르면 며칠 안에 가라앉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연고를 끊으면 몇 주, 몇 달 뒤 같은 자리에 똑같은 모양으로 다시 올라오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면 그 자리만 반응이 나오는 이유, 즉 장벽이 회복될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영등포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도 이런 재발 패턴을 두세 차례 겪고 나서야 걸음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물이 나는 부위, 씻는 방법도 다르게
진물이 나는 시기에는 뜨거운 물로 오래 씻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물은 이미 약해진 장벽을 더 자극해서 진물과 가려움을 키웁니다. 미지근한 물로 짧게 씻고, 물기를 닦은 뒤 보습을 바로 해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딱지가 앉았다고 억지로 떼어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떼어내는 자극이 또 한 번의 염증 반응을 부르기 때문입니다.
영등포, 여의도, 당산, 신도림, 목동에서 진료를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화폐상습진을 몇 년째 벌레 물림이나 곰팡이 감염으로 오인하고 시판 연고만 바꿔가며 써온 경우도 있습니다. 자리가 늘 같고, 크기가 점점 커지고, 진물과 각질이 번갈아 나타난다면 한번 진료실에서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진료 안내
영등포미소로한의원은 5·2호선 영등포구청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있습니다. 진료 시간은 월·금 10시부터 19시, 화·목은 21시까지 야간진료를 하고 있으며 토요일과 공휴일은 9시부터 14시까지 진료합니다. 수요일과 일요일은 휴진입니다.
서희연 대표원장 · 한방소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