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까지 꼈는데 왜 더 심해질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설거지할 때마다 고무장갑을 챙겨 끼는데도 손등과 손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심할 때는 진물까지 난다는 것입니다. 장갑을 껴서 물과 세제를 차단했으니 좋아져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더 나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유는 장갑 안쪽 환경에 있습니다. 고무장갑을 끼고 뜨거운 물로 설거지를 하면 장갑 안은 땀과 수증기로 금세 젖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설거지를 마치고 장갑을 벗으면 축축했던 피부가 실내 공기에 노출되면서 급격히 마릅니다. 이 젖음과 마름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면, 이미 얇아진 피부 장벽은 회복할 틈을 얻지 못합니다.
주부습진이 잘 낫지 않는 이유
집안일을 도맡는 분들에게 흔한 손습진을 흔히 주부습진이라 부릅니다. 이름은 하나지만 실제로는 하루 동안 손이 겪는 자극의 총량이 문제입니다.
- 아침 설거지, 저녁 설거지로 물과 세제에 노출
- 아이를 씻기거나 젖병을 헹구며 추가로 물에 닿음
- 청소, 빨래 중간중간 맨손으로 물기를 훔침
- 장갑을 꼈다 벗었다 하며 습도 변화가 반복됨
한 번의 자극은 크지 않아도, 하루에 여러 차례 겹치면 피부 장벽이 회복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연고를 발라 그때그때 가라앉혀도 다음 날 같은 자리에 다시 올라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영등포에서 내원하는 분들 중에도 아이를 키우며 물일이 많은 시기에 손습진이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장갑을 쓰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장갑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사용 방식이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무장갑 안에 얇은 면장갑을 한 겹 더 껴서 땀을 흡수하게 하고, 설거지가 끝나면 바로 장갑을 벗어 손을 말리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장갑을 낀 채로 오래 뜨거운 물을 만지는 습관도 피부 장벽에는 부담이 됩니다.
한의원에서는 반복되는 손습진을 단순히 국소 증상으로만 보지 않고, 피부 장벽이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연고로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가라앉히는 것과 별개로, 장벽이 다시 얇아지지 않도록 몸 전체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안내
영등포미소로한의원은 5·2호선 영등포구청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있어 집안일 사이 짬을 내어 들르기 어렵지 않습니다. 화·목요일은 21시까지 야간진료를 운영하고 있어 낮 시간 내원이 어려운 분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